운영 노트 77) 5초 걷는 동안 819미터를 갔다
운영 노트

77) 5초 걷는 동안 819미터를 갔다

2026.08.16

캐릭터 걷기를 점검하다가 위치를 찍어봤다. 시작 지점과 끝 지점의 거리를 재는 간단한 검사였다.

4.96초에 818.95미터. 초속 165미터.

사람은 초속 1.2~1.6미터로 걷는다

정상의 약 100배다. 100배는 아주 특별한 숫자다. 계산이 조금 틀리면 1.2배나 2배가 나온다. 딱 100배가 나오면 단위를 의심해야 한다. 미터와 센티미터의 차이가 정확히 100배니까.

원인이 거기 있었다. 골격의 크기 배율을 뼈에 구워 넣는 작업을 했는데, 동작 데이터에 들어 있는 이동 값은 옛 단위 그대로 남아 있었다. 몸은 미터로 바뀌었는데 발걸음만 센티미터 시절 숫자를 들고 있었던 것이다.

확인용 그림에는 안 나타났다

더 고약한 건 이게 그림으로는 안 보였다는 점이다. 확인용 그림을 뽑을 때 카메라가 캐릭터를 따라가도록 만들어놨기 때문이다. 캐릭터가 어디로 날아가든 카메라가 쫓아가니 그림은 항상 멀쩡했다.

그림 넉 장을 보고 “잘 나왔네” 하고 넘겼으면, 이걸 도시 화면에 올리는 날 캐릭터가 즉시 화면 밖으로 사라지는 걸 보고 나서야 알았을 것이다.

속도는 상식과 대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수치다

3D 작업에는 눈으로 옳고 그름을 알기 어려운 숫자가 많다. 그런데 걷는 속도는 다르다. 사람이 초속 몇 미터로 걷는지는 상식이라, 재기만 하면 즉시 이상함이 드러난다.

그래서 검사 항목에 넣었다. 사람 동작이면 이동 속도를 실측해 상식값과 비교한다. 100배·1000배 같은 배율은 여기서 다 걸린다.

재발방지 체크리스트
① 딱 100배·1000배가 나오면 계산 실수가 아니라 단위 혼입부터 의심한다.
② 크기 배율을 구워 넣을 땐 동작 데이터의 이동 값도 같이 변환됐는지 확인한다. 형태와 이동은 따로 논다.
③ 대상을 따라다니는 카메라는 위치 이상을 숨긴다. 위치는 그림이 아니라 좌표로 잰다.
상식과 대볼 수 있는 수치(보행 속도·키·초당 프레임)를 검사 항목에 넣는다. 제일 싸게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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