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 노트 57) 자기 자신과의 거리를 재고 있었다
운영 노트

57) 자기 자신과의 거리를 재고 있었다

2026.08.04

캐릭터를 자전거에 태우는 작업을 했다. 발이 페달에, 손이 핸들에 닿아야 한다.

숫자는 완벽했다. 발과 페달 사이 0.00cm. 소수점 아래까지 0이었다.

그런데 화면을 보면 발이 페달에서 한참 떨어져 있었다.

같은 것을 두 번 적어놓고 뺐다

측정 코드를 열어봤다. 이렇게 돼 있었다.

“발이 가야 할 목표 = 페달 위치”라고 적어두고, 그다음 줄에서 “목표와 페달 사이 거리”를 쟀다.

같은 값을 두 이름으로 부르고 그 둘의 차이를 잰 것이다. 당연히 0이다. 페달이 어디에 있든, 발이 어디에 있든 영원히 0이다.

더 웃긴 건 그 줄 바로 위에 내가 쓴 주석이 있었다는 거다. “같은 값을 두 번 적어 비교하면 안 된다”고. 경고를 써놓고 그 아래 줄에서 정확히 그 짓을 했다.

0.00cm은 통과가 아니라 미측정이었다

이런 지표는 실패를 못 잡는다. 아예 아무것도 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화면에는 초록불이 켜진다. “검사 없음”보다 나쁘다. 검사가 없으면 사람이 의심이라도 하는데, 0.00cm이 찍히면 아무도 안 본다.

고치고 다시 재니 손은 8.41cm, 엉덩이는 3.15cm 벌어져 있었다. 원래 있던 결함이 그제야 보였다.

“대조 불가”라고 쓰게 만들었다

비교 대상이 없으면 0을 찍지 말고 “대조 불가”라고 적게 바꿨다. 화면에 n/a가 뜨는 게 훨씬 정직하다. 못 쟀다는 사실 자체가 정보다.

그리고 목표값은 이제 만든 쪽이 파일에 기록한다. 검사하는 쪽은 그 기록을 읽기만 한다. 검사기가 목표를 다시 계산하면, 같은 식을 두 번 푸는 것이지 검사가 아니다.

재발방지 체크리스트
① 결과가 정확히 0.00이면 계산이 맞은 게 아니라 같은 값을 뺐을 가능성부터 본다.
② 비교 대상이 없으면 0이 아니라 “대조 불가”로 적는다.
③ 만드는 쪽과 검사하는 쪽은 다른 출처를 봐야 한다. 검사기가 목표를 다시 만들면 자기 채점이다.
④ 경고 주석을 써두는 것으로는 안 막힌다. 코드가 막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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