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이 제대로 만들어졌는지 자동으로 검사한다. 그중에 팔이 얼마나 벌어졌는지 재는 항목이 있었다.
걷기 영상을 쟀더니 82.1이 나왔다. 점프 영상을 쟀더니 똑같이 82.1이 나왔다.
“둔감한 지표”라고 결론 내렸다
전혀 다른 두 동작인데 같은 값이 나온다. 그럼 이 항목은 동작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뜻이라고 봤다. 그래서 검사 항목에서 빼버렸다.
며칠 뒤 다른 문제를 고쳤다. 캐릭터의 기준 자세가 잘못 잡혀 있던 걸 바로잡았다.
다시 재봤다. 7.7이 나왔다.
둘 다 같은 이유로 망가져 있었던 것
두 영상이 같은 값이었던 건 지표가 둔감해서가 아니었다. 두 영상이 같은 원인으로 똑같이 망가져 있어서였다.
그 항목은 정확히 그 결함을 잡아내고 있었다. 나는 그걸 “쓸모없다”고 판단해서 떼어냈다.
같은 수치가 두 번 나온 건 두 가지를 뜻할 수 있다. 지표가 둔감하거나, 대상이 같은 이유로 망가졌거나. 나는 앞쪽만 보고 검사를 없앴다.
같은 실수를 하루에 여덟 번 했다
돌아보니 이런 게 그날 하루에 여덟 건이었다.
쓰러지는 동작을 잡겠다고 발이 바닥에서 뜬 높이를 쟀다. 그런데 기준값은 골반이 얼마나 내려갔는지로 정해뒀다. 다른 걸 재면서 같은 기준을 쓴 거다. 그래서 골반이 87cm 주저앉은 영상이 통과하고, 멀쩡한 영상이 반려됐다.
손바닥 각도로 손 모양이 이상한지 잡으려 한 것도 있었다. 90도가 넘으면 비정상이라고 잡아뒀는데, 실제 사람이 손을 자연스럽게 두었을 때도 90도가 나왔다. 정상을 결함이라고 부르는 기준이었다.
몸이 기울어진 걸 잡는 항목은 각도의 절대값을 봤다. 그래서 일부러 숙이는 동작이 전부 반려됐다.
기준을 만들 때 규칙을 정했다
이제 검사 항목을 쓰려면 정상 샘플과 결함 샘플을 각각 넣어서 값이 실제로 갈리는지 보여야 한다. 안 갈리면 그 항목은 게이트로 못 쓴다.
기억이나 다른 자료에서 숫자를 가져오는 것도 금지했다. 기준값은 같은 측정 코드로 직접 재서 남긴다.
① 두 대상이 같은 값이면 지표가 둔감한 건지 둘 다 망가진 건지 먼저 가린다.
② 검사 항목을 빼기 전에 정상 샘플을 하나 넣어본다. 정상도 같은 값이면 그때 둔감한 거다.
③ 기준값과 검사값은 같은 것을 같은 방법으로 재야 한다. 골반으로 정하고 발로 재면 안 된다.
④ 기준 수치는 기억에서 꺼내지 말고 직접 재서 근거를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