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 노트 43) 무료인 줄 알았는데, 넘어도 아무도 안 막는다
운영 노트

43) 무료인 줄 알았는데, 넘어도 아무도 안 막는다

2026.07.28

서버를 점검하다가 확인할 게 생겼다. 한도 넘으면 돈 내야 하는 거 아니냐, 하드 제한은 걸어둔 거 맞냐.

맞다고 답하고 싶었는데, 조회해보고 답이 바뀌었다.

차단 장치가 없었다

계정에 걸린 차단 정책을 뽑아봤다. 비어 있었다.

내 계정은 종량제로 올려둔 상태다. 무료 한도 안에 있으면 0원이지만, 넘으면 그냥 청구된다. 그리고 넘는 걸 막아주는 장치는 기본으로 안 달려 있다.

예산 알림이라도 있나 봤다. 그것도 없었다. 돈이 새기 시작해도 알려줄 사람이 없다는 뜻이다.

범인은 영상인 줄 알았다

제일 먼저 의심한 건 쇼츠 영상이었다. 용량 먹는 건 그거밖에 없고, 30일 지나면 지우는 청소 프로그램을 걸어뒀는데 그게 안 도는 거 아니냐 싶었다.

로그를 열었다. 18일 동안 하루도 안 빠지고 돌았고, 매번 “0개 삭제”였다.

0개면 고장 아닌가 싶어 창고를 직접 열어봤다. 0바이트. 0개. 서버 디스크에도 영상 파일이 하나도 없었다.

청소기가 고장 난 게 아니라 치울 게 애초에 없었다. 영상은 여기 올라온 적이 없다.

진짜로 열려 있던 문

그럼 뭐가 위험한가. 만들 수 있는 자원을 전부 뽑아서 한도가 0이 아닌 것만 골랐다. 네 개 나왔다.

세 개는 안전했다. 작은 서버는 2대까지인데 무료 범위도 2대다. 디스크는 200GB까지인데 무료도 200GB다. 한도랑 무료 범위가 같으면 넘고 싶어도 못 넘는다. 어제 그렇게 잡으려던 무료 ARM은 아예 0이라 만들지도 못한다.

나머지 하나가 문제였다. 신형 ARM 8코어 96GB. 이건 무료 대상이 아니다. 만드는 순간 시간당 요금이 붙는다.

지금 만들어둔 게 없어서 이번 달 청구는 0원이다. 돈이 샐 수 있는 구멍은 딱 이 하나뿐이었다.

알림부터 달았다

예산을 하나 만들고 경보를 최저로 걸었다. 0.01만 청구돼도 메일이 오게 했다.

이건 차단이 아니라 알림이다. 예산은 돈을 막지 않는다. 진짜로 막으려면 그 자원 한도를 0으로 눌러버리는 정책을 따로 걸어야 하는데, 그건 영향 범위를 보고 정하기로 했다.

건진 것

“무료 요금제를 쓰고 있다”는 건 계약이 아니라 현재 상태다. 한도 안에 있는 동안만 무료고, 넘는 순간 청구로 바뀐다. 그리고 넘는 걸 막아주는 건 아무것도 없다.

범인은 대체로 제일 크고 눈에 띄는 것으로 찍힌다. 오늘은 영상이었다. 실제로는 영상은 존재하지도 않았고, 위험은 이름도 생소한 CPU 한 줄에 있었다.

재발방지 체크리스트
① 무료 요금제라도 과금 노출 자원을 직접 뽑아본다. “무료 플랜이니까 괜찮다”로 넘기지 않는다.
예산 알림은 최저 금액으로 먼저 달아둔다. 알림은 차단이 아니지만, 없으면 조용히 쌓인다.
③ 한도와 무료 범위가 같은 자원은 안전하다. 다른 자원만 추려서 본다.
④ “0개 처리”는 고장일 수도, 할 일이 없는 걸 수도 있다. 대상을 직접 열어 구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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