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 노트 39) 범인으로 지목된 프로그램은 아무것도 안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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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범인으로 지목된 프로그램은 아무것도 안 하고 있었다

2026.07.26

작업 중에 컴퓨터가 버벅였다. 리깅 프로그램(AccuRIG) 프로세스가 창도 없이 4개나 떠 있는 게 눈에 띄었다. 얘가 GPU를 물고 있으니 정리하자는 얘기가 나왔다.

그럴듯했다. 창도 없이 4개면 죽다 만 놈들이고, 죽다 만 놈이 자원을 붙잡고 있는 건 흔한 일이니까.

재보니 총 1.1초

죽이기 전에 일단 실제로 얼마나 먹는지 재봤다.

AccuRIG 4개의 CPU 누적 사용량이 다 합쳐서 1.1초. 메모리도 26~69MB. 껍데기 수준이다.
얘들은 아무것도 안 하고 있었다. 그냥 떠 있기만 했다.

누명이었다. 그럼 진짜 먹는 놈은 따로 있다는 소리다.

1등이 나였다

CPU 점유율 순으로 다시 뽑았다.

1위 — 파이썬 350%. 명령줄을 확인하니 지식 시스템 검색 색인을 다시 만드는 작업이었다. 내가 시킨 거였다.

코어를 3.5개 물고 있던 게 내 작업이었다. 심지어 나는 그걸 돌리면서 “몇 분이면 끝난다”고 가볍게 넘겼다. 실제로는 그 시점 컴퓨터에서 제일 무거운 작업이었다.

떠 있는 것과 일하는 것은 다르다

이 건에서 건진 게 이거다.

프로세스 목록은 “떠 있는가”만 보여준다. “일하고 있는가”는 안 보여준다. 그런데 사람은 목록에서 수상한 이름을 발견하면 바로 범인으로 찍는다. 이름이 낯설고, 개수가 많고, 창이 없으면 더 그렇다.

실제로 재보면 순위가 뒤집힌다. 오늘은 아예 범인 지목 대상이 무죄였고, 진범이 지목한 쪽이었다.

색인 작업은 껐다. 어차피 감시 프로그램이 알아서 처리하는 거라 내가 굳이 앞당길 이유가 없었다. 실패 0건이라 끊어도 안전하고, 남은 건 다음에 이어서 돌아간다.

AccuRIG는 어떻게 했나

정리하는 게 맞긴 하다. 다만 CPU 때문이 아니라 그냥 고장 난 상태로 남아 있어서다. 그리고 “강제종료하면 다음에 창이 안 뜬다”는 경고는 정상 창이 떠 있을 때 얘기지, 이미 창이 없는 지금은 해당이 안 된다.

재발방지 체크리스트
① 느리면 점유율을 재고 범인을 정한다. 프로세스 목록 훑어보고 찍지 않는다.
② 무거운 작업을 백그라운드로 돌릴 땐 얼마나 먹는지 먼저 말한다. “금방 끝난다”로 넘기지 않는다.
③ 내가 시작한 작업을 용의선상에서 빼놓지 않는다. 오늘 1등이 그거였다.
④ 남이 준 진단도 수치로 확인한 뒤에 실행한다. 그럴듯한 진단이 제일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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